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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구절
창세기 2장의 핵심 구절은 15-17과 24절입니다.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15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16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17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 24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창세기 2:15-17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대리통치자로 세웠다는 사실을 공부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창세기 2장에서 에덴동산이나 선악과에 주목합니다. 그러나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전체 내용을 고려해서 핵심적인 내용이 어디에 있는가 생각해 보면 15-17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구절에 하나님이 아담과 노동계약을 맺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이라는 말이 없는데 왜 계약이라고 할까요? 호세아 6:7에 보면, “그들은 아담처럼 언약을 어기고 거기에서 나를 반역하였느니라”(호 6:7)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아담이 ‘언약’을 어겼다는 겁니다. 언약이라는 말이 여기는 없지만, 유대인들은 이것을 언약이라고 여겼다는 것입니다. 저는 성경을 공부던 초창기에는 언약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창세기 2장을 여러 번 읽고, 관련 강의도 많이 들었지만 항상 뭔가 명쾌하지 않은 점이 있었습니다. 그게 뭔가 기도하고 연구하다가 어느날 깨달은 게 있습니다. 뭐냐면, 하나님이 아담과 계약을 맺었다는 점입니다. 제 생각에는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하셨으니까 “아담아, 너 대신 지구를 다스려라”라고 말씀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굳이 계약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저처럼 하나님이 아담과 굳이 계약하지 않고 명령만 내리면 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이 하나님을 오해하게 하고, 성경을 오역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대로 일을 시키지 않고 계약을 맺고 일을 시키셨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노동법이 엄해서 일을 시키려는 반드시 노동계약을 맺고 일을 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하나님은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아담과 맺은 노동계약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담이 할 일은 에덴동산을 경작하는 것입니다. 노동의 대가, 월급은 에덴동산에 있는 각종 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입니다. 계약 해지 조건, 즉 해고 조건은 선악과를 먹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편의점을 내고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르바이트에게 이렇게 말한 겁니다. “이 편의점을 지켜라.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편의점에 있는 걸 마음대로 먹어라. 하지만, 금고에 손대면 널 해고하겠다”라고 말입니다. 따라서 다음장인 창세기 3장에서 아담이 선악과를 먹은 것은 단순한실수가 아니라 계약 파기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합니다. 하나님이 계약을 통해서 사람의 인생에 개입하신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단일 민족이라는 명분으로 다른 사람 인생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경향이 성경과 하나님을 이해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인격적인 존재는 계약을 통해서 관계를 맺고 그 계약을 준수하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입니다.
창세기 2:24
24에는 결혼 제도가 나옵니다. 부모를 떠나 남녀가 부부가 되는 것이 결혼 제도입니다. 결혼은 성경의 핵심 주제 중 하나입니다. 요한계시록 21-22장에 나오는 새예루살렘 천국에서도 결혼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계 21:2),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계 22:17) 같은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결혼에 관한 가르침이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계약의 절정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일반적으로 계약은 서로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맺습니다. 이익을 얻기 위해서 어느 정도 자유를 제한하는데 동의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다가 신뢰가 쌓이고 사랑이 싹트면, 자유를 완전히 공유하는 부부의 계약을 맺게 됩니다. 그것이 결혼입니다.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이 아담과 노동계약을 맺으시고 결혼제도를 만들어 주신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결혼은 모든 계약의 목표점입니다. 남남 관계인 두 사람이 만나서 남남이 아닌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무척 어렵습니다. 사도 바울은 창세기의 가르침을 깨닫고 에베소서에서 결혼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의미한다고 말씀했습니다. “31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32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엡 5:31-32). 결혼이 어려운 것만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것이 어렵습니다. 저는 아내 혹은 남편과 하나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외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혼은 그리스도를 알아하는 핵심적인 제도입니다.
정리
창세기 2장에서는 계약에 관해서 알려줍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창조주이고 사람을 만든 분이지만, 사람에게 대리통치자의 역할을 맡길 때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셨고 권리와 의무도 명백하게 하셨습니다. 슈퍼 갑의 위치에 있었지만, 공의로운 성품을 가지셨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합시다. 인격적인 존재는 개성과 자유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약을 통해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계약을 신중하게 맺고 맺은 계약은 성실하게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계약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혼입니다. 이익을 위해서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섬기고 함께 하는 것 말입니다.
적용
인간의 존재 목적은 세상의 대리통치자입니다. 인간은 하나님과 세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관계를 이어준다는 말입니다. 인격적인 존재들 간에 관계를 이어줄 때는 계약이 필요합니다. IMF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계약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빚보증 계약서에 생각 없이 서명해서 큰 피해를 입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보험 회사에서 계약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계약을 맺어서 무효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건을 통해서 계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많이 깨달았습니다. IMF 전에 우리 사회는 계약을 쉽게 생각했습니다. 계약을 정확하게 안 맺고 잘 지키지도 않은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봄봄’이라는 소설이 생각납니다. 거기에는 봄에 딸과 결혼시켜주겠다고 약속하고 무료로 일을 시키는 장인이 나옵니다. 봄이라고만 했지 어느 해 봄인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을 차일피일 미룹니다. 계약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또, 힘 센 갑의 위치에 있다고 계약을 두루뭉술하게 맺고 횡포를 부릴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얼마나 공정하십니까? 반면에, 하나님과 계약을 어기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실수였다고 얼버무릴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계약을 맺지 않으려고 하고, 계약을 안지키려고 하고, 계약을 속여서 맺으려고 하는 마음이 있다면 버려야 합니다. 계약을 신중하게 맺고 최선을 다해서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성숙한 인격이 된다면, 결혼 계약을 통해서 가장 아름다운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