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 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김현승, 눈물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님들을 보며 이 시가 생각났습니다. 자녀를 잃은 부모의 슬픔이 한 방울 눈물에 모아져 또르르 흘러내리는 것이 보이는 듯 합니다.
이 시를 쓴 김현승 시인 또한 어린 아들을 잃고 나서 애통해 하던 중 어느 날 문득 시를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극도의 슬픔 가운데서도 부활의 소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신자의 죽음은 ‘옥토에 떨어지는 생명’처럼 언제나 더 많은 생명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