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회심

아래의 글은 칼빈의 시편주석의 서문(기록년대:1557년)에 나와있는 칼빈자신의 회심에 대한 간증입니다. 여기서 그는 1523에서 1535년도까지의 일들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자신의 회심을 살짝 언급하고 있습니다. 실은 칼빈자신은 자신의 회심의 과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칼빈연구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여러가지 설명들을 하게 합니다.

 

아래의 시편주석서문에 나와있는 칼빈의 회심간증을 분석하면서 Alexander Ganoczy라는 로마천주교회측의 연구자는 그의 “갑작스러운 회심”을 칼빈 자신의 회심의 과정에 대한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칼빈이 강조하였던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에 의한 회심, 곧 기적으로서의 회심(conversion as miracle)에 대한 칼빈의 신학적 표현이라고 하고 있습니다(the Young Calvin, Edinburgh: T& T Clark, 1987, p.252-266). 옳은 관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다”(sudden)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상의 순간적인 현상을 말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전적인 개입에 의한 회심이란 뜻입니다.

 

그런 면을 감안하면서 아래의 칼빈의 간증을 음미해야 합니다. 그가 어린시절에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신학공부를 하였다는 것은, 단순히 아버지의 뜻에 의해서 억지로 신학공부하였다는 뜻으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 칼빈의 전기를 처음으로 썼던 그의 제자 베자(T.Beza)는 칼빈이 신학공부를 하던 그 당시 칼빈의 마음은 “completely absorbed in theology”하였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적으로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기 전에 일련의 발전의 과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회심에 이르기까지 그 내부에서 복잡한 일련의 과정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제가 이 글을 루터의 회심과 함께 번역해서 올리는 것은, 이렇게 칼빈이 “신학에 심취해 있었”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학은 자신을 그 당시에 “회심하였었다”고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가 신학에 심취해 있었던 시절은 자신의 지적 즐거움이나 종교심의 발로였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던 그에게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와 개입을 체험하게 된 때, 그때가 바로 자신의 “회심”의 때였었다고 언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좋은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1. 아래의 회심기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칼빈은 자신의 회심을 너무나 간략하게 서술합니다. 어쩌면 감추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간의 감정이나 체험을 강조하는 것을 극히 조심하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감정이나 체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그가 시편을 주석하면서 이 시편이야말로 인간심리의 박물관이라고 묘사 한 것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시편에 나타나는 탄식과 불안, 회의와 좌절, 공포와 의심,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내면세계의 흐름에 대해서 칼빈은 너무나도 명민하게 간파하고 실감나게 주석합니다. 칼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쩜 그의 시편주석을 칼빈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읽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칼빈의 마음과 더불어서 하나님의 마음을 만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칼빈이 우리들에게 바로 하나님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Jean Calvin: conversion experience

 

Jean Calvin, Commentary on the Psalms (1557), Corpus Reformatorum (Opera Calvini), ed. G. Baum, E Cunitz and E. Reuss (59 vols, Braunschweig (Brunswick), 1863-80) vol lvix cols 22-4.

 

 

 

When I was still a small boy, my father had destined me for the study of theology. 내가 아직 어린 소년이었을 때, 내 부친께서는 신학공부를 하기를 원하셨다. But afterwards, when he perceived that the legal profession was usually financially advantageous to its members, this prospect induced him suddently to change his mind. 하지만, 얼마 뒤에 법률계통의 일을 하게 되면 보통 경제적으로 형편이 나아질 것을 아시고는 갑자기 그의 마음을 바꾸셨다. So it came to pass that I was withdrawn from the stuyd of arts, and transferred to the study of law. 그래서 일반문예과목들 공부하는 것이 취소되고 나는 법률공부로 옮기게 되었다. I endeavoured faithfully to apply myself to this course, in obedience to the will of my father. 나는 부친의 뜻을 존중해서 이 공부에 성실하게 임하기로 하였다. But God, by the secret guidance of his providence, at length gave a different direction to my life.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비밀하신 섭리의 운행을 따라서, 마침내 내 인생에 다른 경로를 허락하셨다. And first, since I was too obstinately devoted to the superstitions of Popery to be easily extricated from so profound a labyrinth, God, by a sudden conversion changed my mind from one which had been more definitively made up than my years warranted into something more receptive . . . .처음에는 교황제도의 미신에 너무 고집스럽게 집착하고 있어서 그 깊은 미궁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갑작스러운 회심을 통해서 나의 마음을 바꾸셔서, 여러 해 동안 보장되어 왔던 고집스럽던 마음에서 더욱 수용적인 마음이 되게 하셨다….. Being of a retiring disposition and preferring leisure and obscurity, I then sought a quiet retreat . . . .물러서 있으려는 기질을 가지고 있고 여유와 숨어있는 것을 보다 선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당시 조용히 뒷전에 머물러 있고자 했다….. Certain wicked and lying pamphlets were circulated . . . .사악하게 거짓말하는 유인물들이 나돌고 있었다. It appeared to me, that unless I opposed them to the utmost of my ability, my silence could not be cleared of the charge of cowardice and treachery. 나로서는 내 힘을 다해서 그것들에 대해 반대하지 않으면 나의 침묵은 비겁함과 배신의 비난을 면할 길이 없었던 것 같았다. This was the consideration which induced me to published my Institute of the Christian Religion. 바로 이런 것 때문에 기독교강요를 기술하기 시작하였었던 것이다. When it was published, it was not that copious and laborious work which it now is, but only a small treatise contained a summary of the principal truths of the Christian religion; and it was published with no other design than that men might know what was the faith held by those whom I saw basely and wickedly defamed by those base and treacherous flatterers . . .그것이 출판되었을 때는 지금 것처럼 부피가 두꺼웠던 것이 아니라, 짧게 기독교신앙의 주요진리를 요약한 것이었다; 그것을 출판한 것은 단지 저열하고 간사한 농간자들에 의해서 부당하게 불명예를 당하고 있는 그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신앙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고 하였던 것뿐이었다.

 

 

영어번역본 출처 http://www.st-andrews.ac.uk/jfec/cal/reformat/theologb/biofrag1.htm

[출처] http://blog.daum.net/londonhorace/9269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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