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것과 불편에 익숙한 것

저는 타자를 칠 때 세벌식 자판을 사용합니다. 세벌식 자판은 초성, 중성, 종성을 따로 사용하는 자판인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두벌식 자판보다 배우기 어렵지만 매우 편리한 자판입니다.

 

제가 세벌식 자판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컴퓨터로 타자를 많이 치다보니 손목에 무리가 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판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미 두벌식 자판이 손에 익어서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계속 손목이 아프고 타자 치는 것이 꺼려지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글을 쓰면서 살아야 할 텐데 이렇게 타자치는 것이 불편하면 어떡하지?’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독하게 먹고 자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세벌식으로 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금 저는 세벌식 자판으로 타자를 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제는 타자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얼마나 불편에 익숙했던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일들이 사실은 편한 게 아니라 익숙할 뿐인지 모릅니다. 편한 것과 불편에 익숙한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편하기 위해서는 수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