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와 공의

한국 월드컵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원칙’을 무시한 ‘의리 축구’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다음 칼럼을 통해서 왜 ‘공의’가 ‘의리’보다 중요한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번 엔트리 23명 가운데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흔히 말하는 홍명보의 아이들은 무려 12명이나 됐다. 특히 남태희를 제외하고는 박주영과 구자철, 기성용, 김영권, 정성룡 등 올림픽 베스트11 가운데 10명이 모두 뽑혔다. 여기에 부상으로 올림픽에 가지 못한 홍정호와 한국영,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홍명보호에 합류했던 김승규까지 포함하면 23명 중 홍명보의 아이들은 무려 15명에 이른다. 그런데 상표나 등급을 숨기고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축구에도 있었다면 홍명보의 아이들 중 몇 명이나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한국영과 김승규, 기성용 정도를 제외하면 다 수준 미달이었다. 아예 대표팀의 새 판을 짜야할 수준이다. 여기에 홍명보의 아이들이 아니었던 김신욱과 이근호, 손흥민이 펄펄 나는 모습을 보니 더 어이가 없다. 이번 대표팀은 ‘의리’가 다 망쳤다. 홍명보의 아이들, 그들이 보여준 ‘의리 축구’의 비참한 결과다.

[출처] 김현회, 축구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