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서투른 새, 노련한 새

떠날 때를 보면
떠나고 난 후에 보면
떠난 새가 제대로 보인다.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요란하게 흔들고 떠난다.
떠난 후 가지가 한참 흔들린다.
노련한 새는
가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모르게 흔적도 없이 조용히 떠난다.
떠나가도
늘 앉아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
가지에게 포근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

– 방우달의《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중에서

인간관계에서 만남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헤어짐입니다.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아름답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뭇가지를 얼마나 흔들었는지, 나는 가지에게 어떤 느낌을 줬는지, 나는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돌이켜 보며 용서를 하고 받고 상처도 치유하며 살아야 합니다. 처음부터 노련한 새는 없기 때문입니다.

 

[출처] 고도원의 아침편지 201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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